[414호 구선우의 동물기]

벽난로로 참새 떼가 들이닥쳐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사납게 공격한다. 까마귀 떼가 뛰어가는 아이들을 무섭게 뒤쫓아 습격한다. 공중전화박스에 갇힌 여성에게 수많은 갈매기가 달려든다. 이 모든 장면은 10여 년 전 우연히 방영된 옛날 명화를 시청하던 중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 강렬한 장면들은 새에게 특별한 관심이 없던 내 마음속 깊이 각인되어, 그 후로 새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인 호감보다는 섬뜩한 두려움으로 바뀌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