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호 20세기, 한국, 기독교]

일제가 1931년에 만주를 침략하면서부터 노골적으로 강요하기 시작한 신사참배는 당대 조선인뿐 아니라 이후를 살아가는 한국 기독교인에게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한국 기독교인 대부분은 신사참배 강요 초기에 이를 십계명(제1계명과 제2계명)을 위반하는 우상숭배로 간주하며 거부했다. 그러나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가 더 폭력적이고 제도화되자, 한국 기독교 모든 집단 중 가장 마지막까지 버티며 마지노선을 구축했던 조선장로회 총회도 결국 1938년 가을 총회를 기점으로 굴복했다. 일본 제국은 신사참배가 십계명의 제1-2계명을 어기는 우상숭배가 아니라, 부모를 공경하라는 제5계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행위라는, 즉 국가의 부모인 천황을 공경하고 섬기며 애국심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기독교인 거의 모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제의 논리를 받아들여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