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호 공간을 찾아서: 전세사기 피해자 인터뷰] 박현수(가명, 1985) 님, 서울

현수1) 씨가 한국 사회에서 성인이 되고 가장 오래 산 집은 고시원이다. 서울 신림동. 집 기억이 시작되는 공간은 서울 포이동2), 아버지 사업이 잘되면서 초등학교 고학년 때 중계동 아파트로 이사했고, ‘학세권’으로 유명한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을 다니며 그룹 과외도 받았었다. 1990년대 초중반, 부족함 없던 어린이였다. 풍족한 날이 지속되지 못한 건 “IMF가 집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버지 사업장은 외환 위기가 터진 이후 치솟는 금리를 버티지 못했다. 외가·친가랄 것 없이 가족 빚까지 쌓인 아버지는 결국 1년 뒤 도산했다. 부모님이 목숨을 끊은 어느 날 밤 이후로 현수 씨에겐 집이 없어졌다. 가시방석 같은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고시원 독립을 감행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고시원 생활은 군 시절을 제외하고 30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밤낮없는 생활과 매일 10시간 이상의 아르바이트 노동으로 삶을 지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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