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호 현장과 사람]
제가 ‘믿는페미’와 정식으로 관계를 맺은 것은 2017년 성서한국 전국대회에서 믿는페미에 프로그램 중 한 섹션을 부탁드렸던 때입니다. 대회 당시에도 믿는페미의 프로그램에 많은 참석자가 참여한 기억이 납니다. 이후로도 여러 활동과 소식을 접하면서 늘 주목하고 응원해 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 믿는페미 활동가들을 초대하면서, 이들이 복상에서 연재한 예전 글을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곁에 한결같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도감과 감사함, 어떤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늘 질문하는 포지션입니다만, 이번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그들이 제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달밤과 폴짝, 두 분의 말과 생각을 최대한 오롯이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한국교회 성도님들께 그들의 질문을 전합니다.
- 두 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달밤: 믿는페미에서 ‘달밤’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랑조아입니다.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에서 상근자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폴짝: 저는 믿는페미에서 ‘폴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성주의 활동가이자 연구자고요. 요가와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 믿는페미는 복상에 2018년 2월호부터 2019년 6월호까지 ‘믿는 ‘페미’들의 직설’이라는 기획으로 연재를 하셨습니다. 마지막 글을 기고하신 후로 6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이어 오셨는지요?
달밤: 그때 복상에서 연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당시엔 지금보다 더 겁 없이 글을 썼던 것 같아요. 지금 읽어보면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을 용기 있게 썼구나 싶기도 한데요. 그래도 너무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의 활동 중 굵직한 것을 말씀드리면, 2017년 강남역 여성혐오범죄를 추모하면서 ‘짓는 예배’를 기획했어요. 이 여성주의 연합예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하는 단위도 많이 늘었고요. 매년 주제를 달리하며 예배하는데 여성 의제를 다루고 여성주의 설교를 해요. 여성의 집례와 기도 외에도, 여성주의적 예배의 의미를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대 모임 ‘무지개예수’에서도 연대하며 활동 중인데요. 2019년 서울 퀴어문화축제 전야제 핑크닷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마주 보는 축복식을 진행했어요. 그때 사용한 예식문을 바탕으로 2020년에 마주 보는 축복송을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죠. 저희 예식문을 결혼식에서 사용했다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뿌듯하고 감동적이었어요. 2022년 서울 퀴퍼에서는 오늘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한 저희 멤버 ‘새말’이 행진 트럭에 올라가서 열심히 활약했어요. 비가 많이 와서 워터밤 축제처럼 됐던 해가 기억에 남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책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도 진행했고, 팟캐스트(믿는페미, 교회를 부탁해)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는데 요즘은 녹음을 잘 못하고 있어요.
- 얼마 전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올라왔던데요?
달밤: 맞아요. 올해는 다시 팟캐스트를 정기적으로 진행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월요일에 드리는 여성주의 예배인 ‘짓는 예배’를 월 2회 온라인으로 모여서 드리기도 했고, 믿는페미 성경학교 같은 교육 프로그램들도 진행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편지를 SNS에 올리고 실명을 공개해 유죄판결을 받은 김민웅 목사가 여성 설교집 《새 시대 새 설교》 리뷰를 쓰고 북토크 패널로 참여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폴짝: 작년 10·27 예배 측이 냈던 100대 기도제목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 페미니즘의 역전을 이루는 평등세상을 위한 100대 기도제목’을 만들어 발표하는 일에도 함께했습니다. 뭔가를 꾸준히 지속했다기보다는 그때그때 맞춰서 활동을 이어온 것 같아요.
- 그때그때 맞춰서 하셨다기에는 정말 많은 일을 하신 것 같은데요.(웃음) 꾸준히 지속하지 않고는 가능한 일들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10·27에 대응해서 만드신 100대 기도제목은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일일이 미러링해서 기도제목을 만들려면 10·27 측의 기도제목을 다 봐야 하잖아요? 저는 서너 개만 봐도 속이 울렁거렸거든요. 그리고 여성주의 연합예배의 경우, 제가 곁에서 보면서 함께하는 세력과 연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믿는페미가 시작한 일이었는데, 남다르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달밤: 사실 저희는 단순히 예배를 드리고자 했던 것이었어요. 당시 여성주의 예배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저희 혼자만 드릴 수 없으니, 선배들에게 “우리 예배드리고 싶으니 도와주세요” 요청했던 것이 연대의 시작이었습니다. 함께하는 단위가 점점 늘어나니 너무 기쁘고 감사했지요. 이 연대가 네트워크처럼 되어 신당역에서 여성혐오범죄가 또 일어났을 때, 그 네트워크에서 누군가 제안해서 정말 빠르게 기도회가 조직되기도 했어요. 100대 기도제목도 마찬가지고요. 기독 여성 운동가들이 함께 모여 의제를 내고 논의하며 뜻이 맞는 사람들이 뭉쳐서 TF처럼 활동하는 장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이것이 연대의 힘 같아요.
폴짝: 저는 처음에 정말 놀랐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고?’ 이렇게 많은 단위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정말 놀라웠어요. 우리 운동이 몇몇 젊은 사람들만의 운동이 아니고, 많은 선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우리끼리만 하려 했다면 무척 벅찬 일이었을 거예요. 함께할 수 있어 매우 든든합니다.
- 시국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계엄이 터지고 첫 토요일부터 지금까지 젊은 여성들이 광장을 이끌고 있는데요. 믿는페미 활동가님들은 그리스도인이자 페미니스트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폴짝: 이번 사태에서 젊은 여성들이 주목받는 게 좋으면서도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그동안은 없었다가 새롭게 등장한 것처럼 소개되고 호명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제가 나간 집회에서 만난 얼굴들은 거의 다 젊은 여성들이었거든요. 사실 그렇게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그런 식으로 호명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웃기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어떤 면에서 다행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좀 짜증 납니다. 그동안 집회 현장에 나가면서 한 번도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없었거든요. 어떤 남성 또는 어떤 대상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감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광장이 민주적인 것 같고 평등과 자유를 위해 나오는 곳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누구든 혐오하지 않거나 미워하지 않고는 부정의와 싸울 수 없는 이들이 광장에 너무 많았어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계속 호명되고 우리의 방식이 이야기됨으로써 광장이 조금 더 여성주의적이고 평등한 공간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집회에서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여전히 걸리는 지점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하고 계속 연결되면서 공고한 가부장적인 광장에 틈을 내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도 말씀드리자면, 탄핵 반대 집회를 보면 부흥회나 기도회처럼 이루어지더라고요. 앞에 목사님이 나와서 기도하고 찬송 부르고…. 지나가다 보면 웃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워요. 일부 기독교인이 너무 과대표되는 건 아닌가 싶고, 종교가 너무 이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달밤: 윤석열 정권 자체가 여성 혐오와 약자 혐오를 분명히 천명하면서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이익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렇게 볼썽사나운 말로를 맞고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죠. 이번 탄핵 정국에서 빠르게 조직된 ‘페미-퀴어-네트워크’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피켓과 현수막을 만들어 광장에 빨리 들고 나가 페미와 퀴어의 목소리를 빠르게 내겠다는 전략이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거기서 쓴 피켓 문구 중에 “폭주하는 남성성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표현이 있었는데요. 정말 좋았습니다.
이 문구엔 사실 맥락이 있어요.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폭주하는 남성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거든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 딥페이크 사건처럼 여성의 몸을 해하는 식으로 남성성을 강화하고 공격적 남성성이 나타나는 현상들을 “남성성이 폭주하고 있다”로 표현한 것인데요. 이 문제의식을 품고 고민하면서 담론을 만들어온 맥락이 담겨있죠. 윤석열 정권이 여성가족부를 없애겠다거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며 여성들 목소리를 무시하고 잠재우려는 상황에서 혐오가 계속 득세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폭주하는 남성성의 시대로 대표되는 윤석열 정권의 시대가 끝나고 있잖아요. “폭주하는 남성성의 시대는 끝났다”는 표현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달밤님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든 생각도 궁금합니다.
달밤: 지난 성탄절이 수요일이었는데요.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이라는 집회가 명동에서 있었어요. 마침 이번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세종호텔과 연대하는 예배였잖아요? 명동 세종호텔 건너편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로 넘어가서 참여했어요.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드린 예배가 무척 좋았거든요. 그날 제가 다니는 교회의 무지개 깃발을 가져갔는데, 문득 주위를 보니 무지개 깃발은 저희밖에 없더라고요. 다른 깃발들이 어떻다는 것은 아닌데요. 뭔가 외롭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예배 후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로 넘어가니 정말 오색 빛깔이 있더라고요.
저는 항상 기독교 예배나 현장에 가면 고향에 왔다고 느끼는 사람인데요. 그 예배 후 참여한 다른 집회에서야 진짜 긴장이 풀리고 고향에 돌아온 느낌을 받았어요. 이곳에 와서야 비로소 안전하고 정겹다고 느껴진 것이 약간 서글펐어요. 제가 고향이라 느끼는 기독교 운동과 교회가 언제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날이었습니다.
- 두 분은 요즘 어떤 활동이나 현장, 이슈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계신가요?
달밤: 두 가지예요. 하나는 김민웅 목사 추천사가 실린 설교집과 관련된 일입니다. 문제 제기가 이루어진 이후 출판사 행보가 계속 제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어요. 그곳에 함께하는 여성 신학자도 있고요. 그래서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아예 상식이 없는 사람들을 대할 때와는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죠. 우리 편이라 생각했던 사람이나, 가깝게 느껴왔던 여성 신학자와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게 될 때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 많았고, 대화를 나눴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김민웅 목사는 기독교 여성운동뿐 아니라 탄핵 정국에서 시민인권운동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여성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청산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인지, 함께 가더라도 그 사람에게 계속 목소리를 내게 하고 권한을 주는 게 맞는지, 우리가 어떻게 반성하고 잘못을 청산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지금 탄핵 정국에서 온라인상에 트랜스젠더 혐오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소식들이에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집회시위인권침해감시변호단 활동을 한 박한희 변호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오픈리 트랜스젠더이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소속 변호사입니다. 그분이 앞에 나가서 “나는 남고를 나온 트랜스젠더다”라고 발언했는데, 그 후 SNS에 혐오 트윗이 굉장히 많이 달렸다고 하더라고요. 최근 성소수자 무지개행동에서도 사과문을 올렸는데,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에서 웹자보를 만들 때 넣은 응원봉 이미지가 특정 팬덤의 응원봉 디자인을 연상한다고 문제 제기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과문을 올리고 그 포스터를 내렸다고 해요. 그런데 이게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감이 잘 안 오는 거예요. ‘우리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지키기 위해 샀던 그 응원봉을 들고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광장에 나간 것이다.’ ‘거기에 트랜스젠더 묻히지 말고 퀴어 붙이지 말고 갖다 쓰지 말라.’ 이런 식의 반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2030 여성 그룹들 중에 퀴어와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정서가 더욱 강해지고 있어 우려가 됩니다. 여성들이 또 다른 혐오를 만들어내고 답습하는데,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폴짝: 요즘 가장 큰 관심은 당연히 탄핵 국면이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탄핵 시국이 끝난 이후 한국 사회가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할까 하는 질문과도 닿아있어요. 지금 모두가 함께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닌 나라를 꿈꾸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그 이후 꿈꿔야 할 나라는 어떤 세상일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여성과 소수자들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세력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많은 주목을 받지만, 동시에 주체로서 인식되기보다 타자화되거나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인 힘을 키워나가고 차별과 혐오 없이 또 다른 세상을 어떻게 꿈꿀 수 있을까가 요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 2025년에 믿는페미가 구상하는 활동들은 무엇인가요?
폴짝: 앞서 언급했듯이, 저희가 다시 팟캐스트를 시작했거든요. 올해의 구체적 활동 목표 중 하나는 팟캐스트 10개 에피소드를 올리는 거예요. 그동안 무언가를 하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지만, 각자의 상황과 삶이 있다 보니 저희 활동가들이 하고 싶어 하는 만큼 충분히 다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2025년에는 각자 자신의 삶을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 기쁘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반경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혹은 기독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폴짝: 저는 믿는페미가 복상에 연재했을 때와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많은 것이 바뀌기도 했겠지만, 여전히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교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기독 여성들에게 헌신과 차별을 감내하라 이야기하는 현실에도 여전히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썼던 글들에서 했던 고민들, ‘교회에서 왜 나만 이렇게 불편하지? 왜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다고 하지? 내가 진짜 이상한가?’ 하는 질문을 지금도 반복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에 그런 분을 만나기도 했고요. 그런 분들께는 “우리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잘하고 있고, 우리가 그 차별과 불평등에 맞출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달밤: 저는 우리가 너무나 폭력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한 뉴스를 봤는데,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임명됐다가 과거 유튜브에서 했던 발언(“계엄은 과천상륙작전…” 등)으로 당일에 바로 사임한 정치인이 있습니다. 그의 과거 발언 중 남성성에 관해 이야기한 장면이 뉴스에 나왔어요. 윤석열에 대해 “남자가 자기 사랑하는 여자 하나 지키지 못하면 그게 남자냐” 하며 김건희를 보호하기 위해 윤석열이 했던 행동을 남자로서 이해할 수 있지 않냐고, 남자로서 얼마나 멋있냐, 이런 식으로 남성성을 찬양하고 옹호하는 장면을 봤어요.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들었지 싶었어요. 너무 이상하게 기획된, 기형적인 남성성이 거대해진 사회를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이 당연해지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당연시되는 폭력적인 세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갈 때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으면서 평화롭게 기도하고 예배하고 신앙생활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에게 용기 잃지 말자고, 우리 살아남자고 이야기하고 싶고요. 믿는페미가 계속 열심히 활동할 것이고, 우리가 다 하나하나 만나지 못해도 각자 자기 삶에서 믿는 페미니스트로서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지키고 내 주변을 지키며, 내 교회와 사회를 조금이라도 달라지게 하기 위해 뭐라도 해보며, 잘 살아나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진행 송지훈 성서한국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