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호 수도회, 길을 묻다]

예루살렘 왕 보두앵 2세로부터 악사 모스크를 하사받는 위그 드 파앵.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예루살렘 왕 보두앵 2세로부터 악사 모스크를 하사받는 위그 드 파앵.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리스도교와 전쟁, 평화의 왕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수도사들과 무기를 들고 전쟁에 나선 수도사들. 지독한 형용모순이다. 베네딕트 수도회 규칙에 ‘그리스도를 섬기기 위한 학교’(dominici schola servitii)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여기서 ‘스콜라’(schola)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의미의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정예부대라는 의미였다. 중세 초 이민족으로부터 로마를 보호하기 위해 로마 외곽에 세운 아우렐리아누스 성벽을 지키는 용병들을 ‘스콜라’라 불렀다. 수도회 창시자 베네딕트는 수도회를 통해 수도사들을 정신적인 전쟁을 펼치는 정예 군사로 훈련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1) 그런데 만약 이 전쟁이 정신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 물리적인 무력 충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유럽인들에게 십자군 원정은 윤리적 딜레마였다. 중요한 순례지였던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순례길이 막힌 상황을 무력으로라도 풀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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